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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 하프 피드백] 섭씨 20도 잔혹사: 첫 하프마라톤 완주, 그리고 뼈아픈 복기 (1시간 49분 20초)러닝! 2026. 5. 30. 22:04

안녕하세요, '런앤워크'입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지나갔습니다. 오늘 오전 9시,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열린 제18회 여명808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생애 첫 하프마라톤(21.0975km)을 치르고 왔습니다.
- 최종 완주 기록: 1시간 49분 20초 (평균 페이스 5'14"/km)
- 당초 목표: 1시간 40분 이내 (Sub-140)
원래 목표했던 기록보다 약 9분가량 늦어진 결과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11km 지점부터 페이스가 5분대로 밀리기 시작하더니, 13km 이후로는 다리에 살짝씩 쥐(근육 경련)가 올라와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완주 직후에는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을 만큼 모든 에너지를 주로에 쏟아붓고 왔는데요.
"실패한 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운다"는 러닝의 격언처럼, 오늘 제 가민 데이터와 착장 분석을 통해 무엇이 문제였고 다음 레이스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냉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 문제 분석 1. 5월 말 '오전 9시 출발'이라는 기상 변수와 탈수
오늘 레이스의 가장 큰 적은 단연 '더위'였습니다. 보통 마라톤 대회는 선선한 아침 7시~8시 사이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 대회는 오전 8시 59분(약 9시)에 출발했습니다.
출발 당시 가민에 기록된 온도는 이미 19.4°C였고 습도는 70%에 육박했습니다. 해가 완전히 머리 위로 떠오른 상태에서 직사광선을 고스란히 받으며 달린 셈입니다.
📊 제 가민 Forerunner 165가 측정한 오늘의 예상 수분 손실량은 무려 1,826mL에 달했습니다. 평균 심박수 역시 175bpm(최대 183bpm)으로, 심박수 영역의 92%가 고강도 구간인 Z4(160~179bpm)에 머물렀습니다. 기온이 높으면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표면으로 혈류를 집중시키고 땀을 과도하게 배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근육으로 가야 할 산소와 혈액이 부족해지고, 심박수가 치솟는 '심혈관 편위(Cardiovascular Drift)' 현상이 발생하여 초반 체력 소모가 극심해집니다.
⚡ 문제 분석 2. 13km 지점 '다리 쥐(근육 경련)'의 생리학적 원인
11km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고, 13km부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탈수 및 전해질 고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땀을 통해 수분과 함께 나트륨, 칼륨 등 필수 전해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근육 세포의 전위 균형이 깨지면서 통제 불능의 수축(쥐)이 일어납니다. 후반부 급격한 페이스 저하와 완주 후 걷기 힘들었던 통증은 단순한 엔진(체력) 부족이 아니라, 더위로 인한 신체 시스템의 기능 저하 때문이었습니다.
🎽 문제 분석 3. 착장(Gear) 피드백: 올 블랙의 역설과 보급 전략
대회 전날 완벽하게 세팅했던 착장 샷을 돌이켜보며 장비와 보급 측면에서도 아쉬운 점을 찾아냈습니다.
- 태양열을 흡수하는 '올 블랙(All-Black)' 컬러
- 상하의와 카프가드까지 검은색 위주로 매칭했습니다. 스타일은 훌륭했으나, 오늘처럼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는 검은색 의류가 태양 복사열을 그대로 흡수하여 체감 온도를 더욱 상승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여름철 레이스에서는 빛을 반사하는 밝은색 계열의 싱글렛이 필수적임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 카프가드(종아리 압박 슬리브)의 양날의 검
- 종아리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착용한 슬리브가 오늘처럼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오히려 하체의 열 배출을 막아 근육 온도를 높이고 쥐를 유발하는 기폭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아쉬운 전해질 및 수분 보급 타이밍
- 전날 에너지 젤과 음료를 준비했으나, 9시 레이스의 폭염 속에서는 매 급수대마다 물을 머리에 얹고 전해질 알약(솔트탭) 등을 경기 중에 추가로 더 적극적으로 섭취했어야 했습니다. 탈수가 이미 진행된 13km 이후에는 보급을 해도 흡수가 늦기 때문입니다.
🎯 결론: 첫 하프마라톤이 남긴 값진 자산
목표했던 Sub-140은 달성하지 못했고 페이스 차트는 후반부로 갈수록 고전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이번 대회는 저에게 엄청난 경험치를 안겨주었습니다.
트레드밀에서의 시속 15.5km/h 인터벌이나 선선한 남산 업힐 훈련 환경과 달리, 실전 마라톤은 당일의 날씨, 기온, 습도, 출발 시간이라는 외부 환경에 맞춰 페이스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해야 한다는 상급 러너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이 가혹한 조건 속에서도 기어이 완주증을 손에 쥐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늘 고생한 다리를 맛있는 음식과 영양으로 충분히 달래주고, 다가오는 가을 시즌 선선한 바람이 불 때는 반드시 오늘 흘린 땀방울의 대가를 '1시간 40분 벽 돌파'라는 결과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함께 달려주신 모든 러너분들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의 아쉬운 완주도 다음 성장을 위한 '오운완'입니다! 🏁🔥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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